아마츄어리즘

인종차별.

The Skeptic 2014. 5. 23. 22:17

베어스의 외국인 선수가  SNS상에서 인종차별적 사진을 올렸다가 된 서리를 맞았다. 그에 대한 두 가지 이야기. 


1. 칸투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실수라고 하더라도 그것은 잘못이라는 걸 인정했고 사과했다. 그러나 여전히 일부 언론과 팬들은 그 사과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난 '그 정도면 괜찮다'고 본다. 이유는 간단하다. '잘못을 인정했다'는 면이다. 실수건 고의건 그것이 인종차별을 나타내는 행위였으며 그것이 잘못이라는 걸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것이 진심인지 아닌지는 본인만 알 수 있다. 그러나 또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의 속내를 유추하는 것이 아니라 겉으로 드러나는 언행을 통해서 판단해야만 하는 것이다. 


물론 그의 속내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유추 역시 어디까지나 겉으로 드러난 그의 행위에서 출발해야 한다. 만약 칸투란 선수가 이전에도 그런 류의 인종차별적 언행을 일삼아 왔던 사람이라면 당연히 이번 사과 역시 믿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거나 혹은 그런 판단을 내릴만한 근거가 없다면 우리는 진심이든 아니든 그의 사과를 진심이라고 봐야만 한다. 이런 견해에 동의하지 못 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나도 꽤 많이 봤다. 문제는 그런 이들이 실제로 인종차별주의자들이더라는 것이다. 


2. 칸투는 사과했다. 자신 역시 멕시코 태생이며 미국에서 수많은 인종차별을 경험하고 자란 사람이라 인종차별을 아주 혐오하는 사람이라면서 말이다. 


흥미로운 건 그가 인종차별을 당했고 그래서 인종차별을 험오하는 사람이면서도 정작 인종차별적 글을 올렸다는 점이다. 물론 그의 말대로 그저 부주의로 인한 실수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토록 인종차별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그런 일에 대해서 부주의해선 안 되었다. 그렇다면 왜 그는 그런 부주의한 일을 한 것일까? 


인간은 사실 같은 일을 당한다고 하더라도 그 일이 자신에게 벌어지는가 혹은 다른 사람에게 벌어지는가에 따라 완전히 상반된 태도를 취할 수도 있는 존재다. 물론 분명한 차이는 있다. 인지하지만 그런 행위를 불가항력이라고 받아 들이는가 하면 전혀 인지하지 못 하는 경우도 있다. 자신들은 시위현장에서 가스통들고 나오고 방화를 일삼는 폭력적인 행동을 일삼으면서도 그건 폭력이 아니고 외려 타인들이 손팻말들고 행진하는 것은 폭력시위라며 침을 튀기는 인간들이 분명히 존재하니까. 


아무튼 이 둘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안타까운 건 자칭 진보나 좌파쪽 인사들중에도 이런 차이에 대해서 대단히 무감각한 이들이 있다는 거다. 실질적으로 대중들에게 진보와 좌파에 대한 감정적 반감을 심어주는 이들이다. 정작 진보나 좌파가 해야할 일이란 게 그런 불가항력같은 걸 느끼지 않고 누구나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상황과 구조를 만드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물론 그들은 이렇게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진보나 좌파가 그것을 만들어 주는 게 아니라 다같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맞다. 나도 동의한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문제는 다시 처음 언급한 부분 '진보나 좌파에 대한 감정적 반감을 갖도록 만드는 쓸데없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하지 않겠나? 


'다같이 만들어 간다'는 건 참으로 듣기 좋은 말이다. 그러나 이 언명이 모든 사람이 어느 순간 똑같은 수준의 인지능력을 갖추고 똑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는 생각에서 기인한다면 그건 단언컨데 망상이다. 모든 사람이 다르듯 생각 역시 다르다. 그것을 존중하는 선(주1) 에서 다같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찾는 것, 그게 중요하지 않을까? 



주1)

물론 존중못할 것들도 있다. 인종차별을 존중할 순 없으며 돈많은 게 대단히 특별한 사람이란 주장에도 동의할 순 없다. 물론 일부 개신교 목사들과 정몽준 패밀리는 그렇게 생각 안 하는 것같고 그래서 난 그들을 존중할 생각이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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