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년 한 달여의 지루한 장마가 끝나고 여름, 그리고 열대야.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늘어난 열대야'란 것은 이제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진실이다. 사람들은 오늘 당장이라도 쪄죽을 것처럼 난리들이다. 그리곤 애꿎은 하늘과 하느님이란 정체모를 대상에 대해서 쌍욕들을 하고 있다.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늘어난 열대야'란 그나마 인간들의 알량한 과학 지식으로 밝혀진 이 너무나도 자명한 '진실'이 사람들의 성에 차지 않는 모양이다. 대개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과학과 그 과학이 밝혀낸 진실들은 한 여름 쮸쮸바만도 못한 것일 뿐이다. 그들에겐 몇 백원짜리 하드는 해결책이지만 온실가스 줄이기는 '당장' 아무 것도 안 해주기 때문이다. 알량한 인간들.
그 알량한 인간들에게 전 세계 에너지의 1/3을 세계 인구의 5%도 안 되는 아메리카 합중국이란 나라에서 소모한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매년 폭염으로 몇 백명의 인간들이 죽어 나가는 그 나라가 지구의 기상이변을 막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자는 기후협약에 서명하지 않은 유일한 강대국이라는 것 역시 중요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그와 더불어 'FTA 협상'을 통해 우리 나라의 자동차 바출가스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는 것 역시 알 바 아니다.
어제 뉴스에 시골에 사시는 어느 할머님이 이 더위에 일을 나가셨다가 돌아 가셨다고 한다. 사람들은 혀를 차며 살짝 안쓰러워 한다. 그리곤 뒤돌아 서서 우리 나라의 미래 경제를 위해 미국과 'FTA 협상'을 해야 한다고 침을 튀기신다. 그 알량한 쮸쮸바를 빨면서.
그런 그들과 같은 하늘을 이고 살아가는 난, 덕택에 한 여름 폭염속에서도 수시로 등골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결국 그들이 언젠가는 나 역시 그 할머님처럼 죽음으로 내몰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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