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먹고 바람똥

북한의 미사일

The Skeptic 2009. 4. 6. 00:28

굳이 생각없는 대한민국 공원 노친네들의 입을 빌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들중의 하나. '왜 미국이랑 일본같은 군사강대국이 하잘 것 없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동에 그리도 난리를 피우는 것일까?' 사실 가만 생각해보면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인 것은 분명하다. 제 아무리 경제위기에 허덕이고 있다곤 해도 쌀나라는 여전히 세계 최대의 군사강국이며, 평화헌법까지 손봐가며 자위대의 확장과 강화를 준비하고 있는 일본 역시도 그 막강한 경제력과 산업 생산력을 놓고 볼때 결코 군사적으로 약한 나라라고 볼 수 없다. - 갸들에 비하면 쥐좆도 없으면서 엄청난 군사력을 자랑하는 우리가 더 비정상이지만.

 

아무튼 그런 나라들이 왜 북한의 미사일, 그것도 꼴랑 하나에 그리도 난리 부르스를 떠는 것일까?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혹은 일부러 강조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한반도의 안정을 통한 동아시아의 평화정착, 그리고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방지하여 인류 대참사를 예방하는 것. 어찌나 금과옥조같은 말쌈들인지 듣는 사람들이 모조리 다 떡실신할 지경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외교란 게 포커게임같은 거라 액면가만 보고 지르면 깡통차고 뽀찌도 못 받고 쫓겨나기 십상이다.

 

이 금쪽같은 말쌈들엔 몇 가지 어폐가 숨어 있다. 먼저 '한반도의 안정을 통한 동아시아의 평화정착' 이란 항목이다. 그러나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 어찌 이것뿐이겠는가? 한국과 일본, 중국과 대만, 중국과 일본, 일본과 러시아 사이역시 마찬가지다. 외려 액면가만 놓고 보면 이들이 더 심각하다. 왜? 한국과 일본이 독도를 놓고 아웅다웅대는 것처럼 이들은 사실상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나라들 아닌가? 언제 서로 총질을 해댄다고 해도 하나도 이상할 것 없다. 그런데 왜 꼭 콕 집어 남한과 북한의 위기 상황을 그리 강조하는가? 북한 문제가 해결된다고 다른 문제들이 저절로 해결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두번째,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 아하주 조호은 말쌈이시다. 사람죽이는 게 뭐 좋은 일이라고 그것도 대량으로 죽일 수 있는 무기들을 너나할 것없이 나누어 가져야 하겠는가. 문제는 이 발상이 애시당초 쌀나라와 CCCP가 70~80년대 서로 아웅대며 만들어 놓은 질서라는 것이다. 그후로 CCCP가 주정뱅이 대통령때문에 나가 떨어지고 난 후 쌀나라가 독보적인 존재로 남으면서 그 지위를 안정적으로 누리기 위해 제창된 것이다. 그 덕에 쌀나라는 아직도 대량살상무기를 갖고 있으면서 왜 다른 나라들에겐 금지하려 하는가 하는 것이 그 첫번째 모순이요.

 

대량살상 무기와 관련된 두번째 모순은 바로 국제사회의 망나니 '이스라엘'의 존재다. 얼마전 가자지구 침공 당시에도 문제가 되었던 백린탄처럼 국제 기구에서 사용을 불허한 무기들을 실전에서 마음껏 사용해놓고도 오리발을 내미는 '선택받은 민족'들 말이다. 그들은 불법무기를 소지할 뿐 아니라 실제로 사용하는데도 너무 심하게 싸우진 말라고 타이르는 걸로 넘어가면서 왜 북한이나 이란은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인가? 게다가 중국이나 인도처럼 힘 좀 있는 나라는 핵실험해도 별 말없지 않은가?

 

아주 아이러니컬하게도 바로 이 지점에서 북한 미사일의 존재감이 드러난다. 어차피 북한이 재래식 무기가지고 쌀나라나 일본, 아니 우리랑 맞짱을 뜬다 해도 이길 확률은 그다지 높지 않다. 아마 내가 열거한 국가들의 역순으로 이길 확률은 반비례할 것이다. 즉 미사일과 핵을 갖고 있지 못한 상태의 북한은 제 아무리 깝쳐도 가배얍게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존재감없는 국가일 수밖에 없다. 말하자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체제를 무너뜨릴 수도 있는 국가인 것이다. 6자 회담에서 북한이 가장 먼저 요구사항으로 내걸 정도로 갸들에겐 절실한 바로 그 '체제수호'말이다.

 

그러나 국제사회가 금한 불법무기들을 소유하고 있다면(그 무기들의 유효성과는 상관없이, 혹은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혹만으로도 충분히) 모르긴 몰라도 최소한 이스라엘 수준의 망나니로 행세할 수는 있다. 그것이 바로 북한이 노리는 것이고 그 때문에 북한이 그렇게도 미사일과 핵무기에 목을 매는 것이다. 그리고 궤도 진입에도 실패해서 사실상 대량 살상 무기로서의 능력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깡통 미사일에 쌀나라와 일본이 난리를 떠는 이유다. 그것들을 소유하는 순간 북한은 만만한 껌같은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에 대한 해답은? 사실 의외로 간단하다. 그냥 대충 체제 인정해주면서 먹고 살 수 있을 만큼 원조 좀 해주면 된다. 북한이라고 다 굶어 죽어가는 와중에 마냥 문 걸어 잠그고 있을 수 없다. 어느 정도 개방은 필수다. (실제로 대한민국 극우들이 주장하는 잃어버린 10년동안 북한 열라 많이 개방했었다. 말하자면 갸들도 하키꼬모리로 사는 걸 그리 반길만한 처지가 아니란 말쌈) 게다가 나름 사회주의 국가라 자부하던 중국이나 러시아 역시 쓰뤠기 천민 도박 자본주의의 한 길로 일로매진중이지 않으신가? 결국 북한도 피해갈 순 없다. 단지 시간문제일 뿐.

 

 

중국의 ICBM - 사실 이것보단 미제, 미제보다 구쏘련제가 더 뽀대나는데 마땅한 사진을 찾기가 심히 귀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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