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먹고 바람똥

효과적으로 인종차별주의자를 양성하는 법

The Skeptic 2009. 5. 12. 17:25

한동안 인기 검색어 순위에 무심했더니만 중요한 뉘우스를 놓쳤다.

종합적으로 판단하자면 그다지 내 취향이라고 보긴 힘드나...

누가 뭐래도 초귀엽고 글래머러스한(주1) 소라 아오이 양이 내한을 한단다.

 

얼마전인가는 그녀가 MC몽의 노래를 좋아한다고 해서 화제가 되었더랬는데...

이번엔 본격적이라고까지 하긴 좀 힘드나(주2) 한국에서 연예활동을 겸하려는 듯 하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그녀의 직업이 AV배우, 즉 포르노 배우라는 것때문에 또 난리다.

 

뭐 그게 왜 문제가 되는지 개인적인 관점에선 좀 이해가 안가지만 아주 모르겠는 것도 아니다.

반대한다는 사람들중 근 80%정도는 아마도 그저 아주 단순하게

'포르노 배우는 천박한 직업이다. 그런 직업을 가진 사람이 TV에 나온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주3)

는 정상체위 근본주의자들일 것이라 예상할 수 있으며 (그래! 그런 걸 보는 사람은 대한민국을 통틀어 나 혼자다!)

'안 그래도 포르노의 천국인데 굳이 부채질까지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라는 다소 조심스러운 견해들이 나머지 20%를 채울 것이라고 본다.

 

알다시피 정상체위 근본주의자들의 말은 그냥 듣는 족족 흘려 버리면 그만이다.

나머지가 문제인데 사실 그마저도 문제가 아닌 것이 그녀가 국내 TV에 나와서 포르노를 찍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물론 '부채질'이란 다소 소심한 그들의 반대가 아주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어차피 아무리 막으려고 해도 막을 수 없는 것들이 있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양성하라는 것 역시도 어느 정돈 무책임한 주장이다. 왜?

'양성화'라는 것이 '음성화'에 비해선 아주 좋지만 결국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다시 문제는 어린 시절부터 어떻게 성교육을 받는가의 문제다.

난 받아본 기억도 없고, 키우는 애도 없어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모르지만 말이다.

 

 

주1)

소라 아오이 양이 이토록 넓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것은 모르긴 몰라도 어린 시절부터 무의식적으로 보아온 일본 만화의 영향이 클 것이다. 절정의 동안 얼굴을 자랑하면서도 몸매는 파멜라 앤더슨 싸닥션날리는 캐릭터들이 날아 다니는 만화들과 함께 해온 사람으로서 무의식속에 그런 캐릭터에 대한 선망이 자리잡았을 것이란 것을 사실 부인하기 힘들다.

 

주2)

제 아무리 '독도는 독도, 일본제국주의의 일본 제국주의, 문화는 문화, 스포츠는 스포츠'라고 부르짖어도 사실 그게 말처럼 무자르듯 구분이 되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우리 문화의 많은 부분이 일본의 그것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해도 그것을 대한민국 사람이 하는가 일본인이 직접 하는가에 대한 마음가짐은 사뭇 다를 수밖에 없다. 물론 원칙적으로 그 1차적인 책임은 역사적 책임을 방기한 일본에 있지만 앞으로도 계속 그런다는 건 서로에게 별로 좋은 일은 아니다. 특히 일본의 극우들이 의도적으로 역사를 왜곡하거나 역사의식을 희박하게 만드는 정책을 취하는 한 민간의 교류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 게다가 일본뿐 아니라 우리 안에서도 일본극우주의자들과 다를 바 없는 역사의식을 주장하는 뉴라이또 떠라이들이 준동을 시작했으니 더더욱 말이다.

 

주3)

'직업엔 귀천이 없다'  라고 어린 시절엔 가르친다. 물론 자라면서 그것이 개 거짓부렁이란 사실은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심지어 어떤 부모들은 그런 직업을 가진 사람을 보면서 아이에게 말하기를 '공부 열심히 안 하면 너도 저렇게 산다.' 라며 겁을 준다. 직업에 대한 차별과 가난에 대한 차별을 동시에 가르치는 아주 못된 교육방식이다. 실제로 그런 직업을 가진 이들중 대부분이 열심히 안 살아서 라기보다는 열심히 살 환경이 되지 못했다는 사회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는 가볍게 무시한다. 게다가 그런 직업을 가진 이들이 있기에 우리들이 이른바 문화인으로서의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는 것 역시 가르치지 않는다.

 

그렇게 가르치고 그렇게 배우고 그것을 굳게 믿으며 자란 아이들이 흔히 말하는 인종차별주의자가 되는 것이다. 인조차별주의자 만들기라는 거 생각보다 아주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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