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정의' - 안 맞는 옷을 입으려는 죄박이
조세 정의와 관련된 안을 기획재정부에서 발표했다. 아직 구체적인 형태로 제안된 것은 아니고 다소 선언적인 의미가 강한 지라 그 실행여부는 아직도 그리고 상당히 미지수다. 아무튼 그 내용은 그간 재벌들의 변칙적인 증여와 상속으로 인한 세수누락 부분에 대해서 더욱 엄정한 관리를 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가장 주목받는 것은 그간 관행처럼 굳어진 재벌가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서 언급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이재용 삼성 그룹 세자님께 이건희 임금님이 삼성을 상속한 방법은 에버랜드라는 놀이동산을 지주회사로 삼고 그 회사가 삼성생명의 대주주가 되고 삼성생명은 다시 삼성전자의 대주주가 되는 식이다. 국가 공무원 중 지위가 높은 경우엔 배우자를 비롯한 일정한 범위의 친족들에게 주식투자조차 하지 못 하도록 한다. 즉 특수한 이해관계와 지위를 이용한 탈법적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삼성의 경우엔 이재용이란 특수관계인에 대해 사실상의 독점적이고 폐쇄적인 역외 비상장 주주 발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불법이 아니라 판결했다. 이것이 '변칙적인 증여'다.
두번째 일감 몰아주기는 재벌가의 친족쯤 되는 특수관계인이 회사를 하나 설립한다. 그리고 그 회사에 같은 재벌가의 일감을 몰아주어서 사실상의 편법적 증여와 상속을 하는 행위다. 물론 그 회사의 지분은 재벌 일가가 골고루 나누어 가짐으로서 부를 자기들안에서 분배한다. 실제로 자신의 전공분야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IT기업을 재벌 2, 3세들이 많이 설립한 이유다. 덕택에 노무현 대통령 시절 힘들게 닦아놓은 IT 분야는 거의 고사상태에 빠져 있다. 즉 단순한 편법 증여와 상속이 아니라 또 다른 차원의 경제 독점 행위인 셈이고 단순 증여나 상속보다도 더 질이 나쁜 경제범죄다.
웃기는 건 사실 이 문제는 사실상 노무현 대통령 시절부터 주로 시민단체들과 진보 정당들이 계속 지적해온 문제라는 점이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엔 재벌-권력-언론 이라는 부패한 엘리트 집단의 결사 저지에 의해 무마되었고 죄박이가 대통령이 된 이후엔 사실상 무시해온 일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 문제를 들먹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진짜로 경제 정의와 공정 사회에 대해 새로운 시각이라고 갖게 되어서? 지나가는 똥개가 '야옹'이라고 짖는 걸 기다리는 게 더 빠를 것이다.
죄박이와 그 똘마니들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그들이 사실상 진보적 시민단체와 진보 정당들의 문제제기를 자기들의 것인 양 가로 챈 이유는 그만큼 정치적인 입지가 좁아졌다는 판단 때문이지 국가나 국민들의 안위가 걱정스러워서가 아니다. 임기는 2년 남짓 남았지만 보다시피 이미 레임덕은 시작되었다. 그리고 영남권 신공항 불발 사건을 통해 친이-친박이라 불리는 별 차별성없는 정치 모리배들의 분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죄박이에겐 이제 남은 우군이 별로 없다.
정치적인 신념이나 이상같은 건 전혀 없으면서 공명심과 자기들의 잇속을 위해 정치권력을 얻고자 하는 이들은 이런 경우 '각개 전투 모드'에 들어간다. 즉 옛날의 동지같은 건 이미 흘러간 유행가다. 무슨 짓을 하든 살아 남아야 할 뿐이다. 평소같으면 '빨갱이'요 '때려잡자! 공산당!'이었던 이들의 주장이라고 하더라도 받아들여야 한다.
결과적으로 보자면 어떤 이유에서든 진보적인 시민단체나 정당들의 주장이 관철되는 건 좋은 일이다. 그러나 주의할 것은 이런 일은 대부분 선거를 앞두고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이다. 그들이 그 어떤 옳고 좋은 주장을 하더라도 그건 철저히 자신들의 권력보전을 위한 행동이지 진심이 아니란 점이다. 이 찰나적인 사기극에 넘어가서 또 투표장에서 그 머저리들을 뽑는 바보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P.S.
박그네가 영남권 신공항을 약속이라며 추진해야 한다는 소리를 했다. 대통령이 정말로 하고 싶긴 한가 보다. 문제는 만약 그네가 대통령이 되면 임기 초반에 정말로 추진할 수도 있다는 거다. 공항 유지비가 얼마나 들까? 텅 빈 공항이라도 기본 유지비는 들텐데 말이다. 뭐 정히 하고 싶다면 내가 방법을 하나 제안할 순 있다. 민간 자본을 도입해서 그 동네 지방자치 단체의 주도와 책임하에 하라는 거다. 물론 수익이 나면 그 동네에서 모두 먹고 손해가 나도 그 동네 지방자치단체 예산에서 메꾸면 된다. 그렇게 공항이 갖고 싶고 장사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면 괜찮은 생각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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