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납치작전에 실패한 이후 퇴각하지 못 하고 낙오된 미군 병사들의 생환기를 다룬다. 몇 가지 유심히 볼 장면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납치작전에 실패한 이후 낙오된 병사들이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동안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 상공을 미군 헬기가 날면서 방송을 하는 장면이다. 그 방송의 내용은 단순하다.
"우리는 너희를 버리고 떠나지 않는다."
대체적인 내용은 이렇고 영화상에선 실제 한 미군의 이름을 거명하며 같은 내용을 지속적으로 방송한다. 이 장면을 유심히 봐야 하는 것은 이런 태도가 미군이 참전한 전쟁을 다룬 영화들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한다는 점 때문이다. 실제로 미군이 그런 태도를 견지하고 있기도 하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서 진정한 의미의 자유주의와 보수주의자들과 자유주의와 보수를 표방하지만 실제론 동물과 다를 바 없는 약육강식의 질서를 숭배하는 사기꾼들간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이미 적진에 낙오된 병사들을 구출한다는 건 낙오된 병사들보다도 더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기꾼 자유주의자들이 그토록 좋아해 마지않는 단어를 인용하자면 지극히 '비효율적'이고 '고비용'인 문제가 되는 거다. 따라서 사기꾼 자유주의자들은 이런 건 포기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진정한 자유주의자들과 보수주의자들은 이 문제가 단순히 '효율'이나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안다. 이들은 이런 문제와 관련하여 어떤 태도를 취하는가에 따라 집단의 소속감과 충성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때문에 공통체의 안전과 안녕을 위해서라도 결코 포기해선 안 되는 문제라는 걸 안다. 설령 포기하게 되더라도 그것은 집단적 합의에 의해 도출되어어야 한다는 것도 안다.
때문에 이건 단순히 비용이나 효율의 문제가 아니며 나아가 어떤 이념이나 사상을 지향하든 모든 정치적 의제에서 공통적으로 공유하고 있어야 하는 문제가 되는 거다. 심지어 어떤 사안에서 이와 관련된 문제로 인해 자신의 주장이 반박을 당하게 되면 깨끗하게 포기할 수도 있어야 할 정도로 말이다.
그런데 오늘 보니 새누리당의 김진태라는 인간이 세월호 문제에 대해서 '효율'과 '비용'을 말하며 인양을 포기해야 한다고 말하더라. 이미 그와 비슷한 수많은 언론플레이로 실종자 수색도 포기하게 만들었으면서 말이다. 그런 말도 했다. '그런 시신'
그러니까 그의 시각에서 보자면 '효율'과 '비용'이란 측면에서 비효율적이고 고비용인 인간은 언제든 '그런 인간' 취급을 받을 수 있는 거고 국가는 '그런 인간'들을 구태여 구제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이미 글을 시작하면서 언급했지만 진정한 의미의 자유주의자나 보수주의자들은 그런 소리 하지 않는다. 심지어 자유주의 경제학의 창시자라 일컬어지는 아담 스미스도 그와 관련된 국가의 역할을 부정하지 않았으며 수많은 자칭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이 우러러본다는 미국의 시카고 학파의 경제학자들 역시 그런 부분을 부정하지 않는다.
이 당연하고도 자명한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약육강식이란 동물들의 질서를 마치 인간의 질서라도 되는 양 떠드는 사기꾼들뿐이다. 물론 이런 이야기를 떠드는 건 그런 개구라에 부화뇌동하는 어리고 어리석은 것들을 동원하여 편를 가르고 싸움을 시키며 그 속에서 자신들은 안락한 대빵의 지위를 누리기 위한 것일 뿐이다.
재미있는 건 남한엔 고작 '그런 인간' 취급을 받는 게 좋다는 인간이 절반이 넘는다는 점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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