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사실이 불편한가?
SM 연예 기획사의 첫 유럽 공연은 성공적이었다. 그걸 부정할 마음은 없다. 그러나 르몽드같은 프랑스의 일간지들의 지적 역시 사실이다. 손지창을 비롯한 몇몇 치기어린 연예인들이 그에 반발하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하는데 왜 그들의 눈엔 어떤 것은 사실이고 어떤 것은 사실이 아닌 것처럼 비춰지는 걸까?
그냥 단순하게 말해보자. 르몽드의 지적은 사실이다. 적어도 대한민국의 대중음악, 그 중에서도 이른바 하이틴을 넘어 로우 틴까지 아우르는 아이돌 문화의 경우는 과거 군사독재 시절의 개발속도전과 같은 양상을 띄고 있다. 그나마도 대한민국이란 사회가 형식적으로나마 그 굴레에서 벗어났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다면 이른바 연예인들의 노예계약같은 건 애시당초 문제거리조차 되지 않았을 거다.
그런 방법에 대해 개인적으론 다소 부정적이지만 적어도 선진문화를 추격한다거나 적어도 빠르게 따라잡는 방법인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역시 그 과정에서 제대로 된 분배가 이루지는가의 문제다. 그동안 안 그래왔고 지금도 그 부분에 대한 의혹은 여전하다. 가장 최근에 그와 관련하여 불거진 문제는 동방신기 사태다. 결국 5명이었던 동방신기는 두 팀으로 나뉘었다. 여기까진 그래도 괜찮다. 그러나 그 이후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은 여전히 대한민국이라 나라의 연예계가 어떤 식으로 굴러가는지 잘 보여준다.
SM에 반발하여 갈라선 3명은 JYJ라는 이름으로 연예활동을 시작한다. 그런데 정작 방송에선 그들을 볼 수가 없다. 물론 그 내막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SM의 입김이 전혀 작용하지 않았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 난 아닐 거라고 본다. 이게 무슨 의미일까? 연예 기획사와 방송, 국가가 일치단결하여 문화를 산업적으로 육성하여 돈을 벌어들여야 한다는 속도전에 나서고 있다는 의미다. 결국 르몽드의 지적은 사실인 거다.
그리고 우리가 그런 방식에 대해서 아무런 문제를 느끼진 못하는 이유는 바로 그것이 그동안 대한민국의 발전을 추동한 방식이었고 심지어 지금도 그 논리가 지배적인 나라기 때문이다. 물론 그걸 단순히 방법이란 차원에서 보면 별 문제가 아니지만 그것이 착취구조를 갖게 되면 당연히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니까 내가 바라는 건 적어도 그런 착취구조에 대한 경각심 정도는 갖는 것이 정상이란 말이다. 단지 잘 나가는 '우리 나라 가수들'의 문제를 지적했다고, 즉 우리 편 욕했다고 다짜고짜 같이 욕지거리부터 하고 보는 초딩스러운 짓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는 말이다. 기분은 안 좋을지 모르지만 르몽드가 없는 사실을 말한 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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